길은 생명과 인간을 품고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선석산 아래 태봉(해발 258m)의 정상부에는 ‘세종대왕자태실’이 있다.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세종대왕자태실' 표지판
- 야트막한 언덕길을 지나 '세종대왕자태실'로 오른다
세종의 왕자 태 17기와 손자 단종의 태 등 모두 19기의 태실은 국가지정 사적 444호로, 1938~1942년에 조성되었다.
태실은 왕실에서 왕자나 공주가 태어났을 때 그 태를 묻어 두었던 곳으로
조선초기 왕실에서는 자손들의 태를 항아리에 담아 전국의 명당에 안치해 생명존중과 왕권의 안정, 왕실의 번영을 기원했다.
성주 선석산 '세종대왕자태실'은 천하의 명당으로 우주의 더 큰 기운과 큰 생명의 기운이 왕성히 이어지라는 소망이 깃든 곳이다.
전국 최대 규모로 태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은 이곳이 유일하여 역사적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태실 19기 중 14기는 조성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다섯 왕자의 태실은 윗부분이 훼손돼 네모난 모양의 대석만 특이하게 남아 있다.
이는 계유정난 때 죽은 안평대군을 비롯해서 금성대군, 한남군, 영풍군, 화의군의 태실로 이들 이들의 태실이 훼손된 이유는 수양대군(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여 역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풍수 전문가들은 “세종대왕자태실은 산 사람의 거주지를 뜻하는 양택의 기를 받는 곳”이라며
“네모난 기단석은 땅을, 연꽃을 새긴 둥근 뚜껑 모양의 돌은 하늘을,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중동석은 인간을 상징한다. 이는 곧 천.지.인이 한 곳에 있다는 조선시대 우주관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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