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에서 다가온 봄을 만나러 간다. 아직 웅크린 어깨 위로 남아 있는 겨울을 털어내고 부산 남구 대연동 UN 기념공원으로 봄을 만나러 간다. UN 공원 곳곳에는 봄의 생명력이 넘쳐난다. 나뭇 가지 가지마다 대지의 따스한 힘을 흠뻑 빨아들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른 봄 찬바람을 뚫고 붉은 꽃잎과 여린 꽃술을 내보이는 홍매화가 단연 돋보인다. 여린 가지에 걸린 차가운 바람 속에서 손가락을 펴고 꽃망울을 터뜨려 은은한 봄향기를 머금고 있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을 지나 저기 봄이 오나보네... 홍매화를 좀더 가까이 담으려 나무 밑둥 화단으로 들어서다 순찰중이던 경비원에게 혼이 난다. 내 얼굴도 홍매화처럼 붉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