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길따라/자전거여행길

낙동강 자전거길 코스 (3) 창녕군 남지~합천군 적포

부산지방국토관리청 2014. 6. 11. 17:23

 

[자전거 국토 대장정] <3>낙동강 자전거길 창녕군 남지~합천군 적포
고개 세 개 넘고 업다운 심하지만 타는 재미는 '쏠쏠'

 

낙동강 자전거길 3구간은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체육공원에서 경남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적포 삼거리까지다. 1, 2구간과 달리 강변을 한참 벗어나 고개를 세 개나 넘어야 하는 난코스다. 경남 창녕군에서 의령군을 지나 합천군까지 가는,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은 구간이다. 모처럼 업 다운이 심한 코스를 만나 힘겨울 수 있으나, 자전거 타는 재미는 오히려 쏠쏠하다. 고개마다 조망의 즐거움은 보너스다.

 

시원한 전망·내리막길 속도감 '보너스'

 

출발은 2구간의 종점이었던 남지체육공원이다. 남지체육공원에서 상류 쪽을 바라보고 오른편 강변을 따라 남지수변공원을 가로질러 간다. 남지수변공원에는 어른 허리보다 높게 자란 사료용 식물들이 여름 햇빛을 받아 싱그럽다. 얼핏 보면 옥수수처럼 생겼다.

 

끝없이 펼쳐진 녹색 밭을 가로질러 5분 정도 달리니 자전거길이 갈린다.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 2차로 도로를 건넌 뒤 옥산마을로 접어든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니 느티나무 아래 작은 정자가 보인다.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옥산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 한적하다.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바람 따라 몸을 숙이는 논밭의 곡식뿐이다. 

 

 

첫 번째 고개 너머에 만들어진 데크에서 본 전망. 골짜기가 낙동강까지 뻗어 있다.


자전거는 곧 학계마을 표지석을 오른쪽으로 돌아 나간다. 그리 길고 너르던 낙동강이 어느 듯 시야에서 사라지고 길은 야트막한 산들의 호위를 받는다.

 

창녕새누리노인종합복지센터에서 물 한 잔 얻어 마신 뒤 15분을 더 달리니 갈림길에서 임시우회도로 표지판이 앞을 가로막는다. 최근 장마 때문에 자전거길의 노면이 불량하니 오른쪽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지도를 보니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1021번과 1008번 지방도를 타고 남지읍 반포리의 반포제 입구까지 우회하게 된다. 돌아 가도 너무 돈다.

 

길이 험하면 얼마나 험하겠느냐는 마음으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모험을 각오한다. 사실, 산악용 자전거로 포장된 도로만 달리는 것은 재미를 떨어뜨린다. 다행히 첫 번째 고개를 넘어야 하는 이 길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5분 뒤 조그만 개천을 가로지르는 암율교에서 길은 다시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 정면의 야트막한 고개를 넘는다. 첫 번째 시련이다. 변속 시프트를 부지런히 조작하며 오르막에 붙는다. 어느새 비포장 임도로 바뀐 길은 오랜 장마에 젖어 바퀴가 파묻힌다. 페달에서 바퀴로 힘이 제대로 전달될 리 만무하다. 바퀴가 좁은 도로 전용 자전거라면 표지판대로 우회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더운 날씨에 운동량까지 과부하 상태니 금세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끌바'를 할까 하는 유혹을 물리치고 계속 페달을 밟는다. 심장이 터질 듯하고, 현기증으로 눈앞이 새까맣게 변할 즈음 드디어 오르막을 다 올랐다.

 

이제 내리막을 타는 즐거움을 느낄 차례다. 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조금 내려가다 이내 브레이크를 잡고 멈추고 만다. 왼쪽 가파른 언덕 위에 만든 전망 데크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멀리 두니 가슴이 시원해진다. 산 사면을 따라 만든 과수원과 구릉의 논밭, 그 너머 낙동강까지 차례로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 데크에서부터 한동안 내리막이다. 산자락을 따라 굽어 도는 길을 따라 10여 분 속도감을 만끽한다. 오르막을 오르며 젖었던 몸이 바람에 상쾌하다. 남지읍 영아지 마을회관 앞에서야 내리막은 끝난다. 회관 앞 정자에서 쉬던 동네 할머니가 강권하다시피 내준 양파즙을 마신 뒤 양지마을을 지나 다시 낙동강변으로 붙는다. 5분을 더 달리니 반포제 표지석이 보이고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1008번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버리고 왼쪽 둑길로 올라탄다.

 

낙동강변을 따라 난 반포제는 남지읍 대곡리를 스쳐 지난다. 대곡리는 오늘 구간 중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이다. 둑길에서 오른쪽 동네 방향으로 살짝 벗어나면 작은 슈퍼마켓이 있다. 대곡리의 또 다른 매력은 넓디넓은 대곡늪의 연꽃이다. 붉고 흰 연꽃이 지천으로 피어 녹색 갈대밭과 조화를 이룬다. 바람이 불면 반포제 위까지 연꽃 내음이 실려온다. 사실, 대곡리에서 자전거를 세우게 된 것도 이 향기 때문이었다.

 

대곡리를 벗어나 둑길을 따라 5분을 더 달리면 제방 끝 지점에서 다리를 하나 만난다. 창녕군과 의령군을 잇는 박진교다. 제방에서 올라와 박진교를 타고 강을 건너면 의령군으로 접어든다.

 

의령 신반 방면으로 난 2차로 도로를 탄다. 곧 완만하고 긴 박진고개와 진동고개를 연이어 타야 한다. 별뫼 쉼터를 거쳐 진동고개 마루까지 3분가량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진동고개 마루는 해발 165m로 오늘 구간 중 최고 높다. 땡볕 속에서 '숨 넘어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진동고개를 넘자마자 오늘 라이딩의 하이라이트, 구름재 쉼터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구름재 쉼터에서 내려다보니,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잡힌다. 낙동강은 장마로 한껏 부풀었지만 잔잔하다. 구름과 산 그림자가 강 수면에 서려 멈춘 듯 고요하다. 

 


상포나루에서 바라본 낙동강. 멀리 낙동강 자전거길 3구간의 종점인 적포교가 보인다.

 
구름재 쉼터에서부터 한동안 내리막을 달리는 쾌감을 맛본다. 율산마을을 지나치자 다시 갈림길이다. 도로를 벗어나 강변 둑길로 올라선다. 율산마을에서 다시 시작된 둑길은 상포나루 쉼터까지 6㎞가량 이어진다. 휘적거리는 낙동강을 따라 둑길도 휘고 굽는다.

 

40분가량 둑길을 타고 상포나루 쉼터를 지나 상포교를 건너면 합천군으로 진입한다. 곧 이어 길이 600m의 적포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적포 삼거리는 24번국도와 20번 국도가 분기하는 지점으로 낙동강 자전거길 3구간의 종점이다.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라이딩 길잡이]

[코스]


남지체육공원~옥산마을~학계마을 표지석~창녕새누리노인종합복지센터~임시우회도로 표지판~암율교 삼거리~전망대~영아지 마을회관~반포제 입구~강변진입로 갈림길~박진교~별뫼 쉼터 삼거리~구름재 쉼터~여의제 아래길 삼거리~감곡마을 버스정류소~상포나루 쉼터~적포 삼거리

[주행]

이동거리 36.1㎞

라이딩 시간 4시간

평균이동속도 9㎞/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낙동강 자전거길 3구간은 이전 구간과 달리 고개를 세 개나 넘어야 한다. 출발 후 6㎞ 지점까지는 해발 20m 안팎으로 평탄한 길이다. 하지만 이후 구간부터 8.8㎞ 지점까지 해발 155m의 첫 번째 고개를 넘어서야 한다. 박진교를 건너면 박진고개와 진동고개를 연이어 넘어 해발 165m의 구름재 쉼터까지 올라가야 한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체력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체력이 달리면 무리하다 더위 먹지 말고 '끌바'를 하거나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한다. 또, 오르막을 오를 때는 무게중심을 최대한 앞에 둔다. 반대로 내리막을 내려갈 때는 가급적 무게중심을 뒤에 둬야 안전하다.

[찾아가기]

출발점인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리 남지체육공원을 찾아가려면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칠원 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남지IC에서 내린다. 요금소를 빠져나오면 칠서·남지·박진전쟁기념관 방면으로 우회전, 박진로를 타고 달리다 남지 입구 오거리에서 의령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남지중앙로를 타고가다보면 푸른색 철골 트러스트 형식의 남지철교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 교각 아래 공터가 출발점인 남지체육공원이다.  
 
▲ 창녕군 남지~합천군 적포 코스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낙동강 자전거길 창녕군 남지~합천군 적포 둑길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