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길따라/자전거여행길

낙동강 자전거길 코스 (1) 을숙도~삼랑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2014. 6. 11. 17:23

낙동강 자전거길 코스(1) 을숙도~삼랑진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따라 자전거길은 절경 속으로 휘어지고


 

 

누구에게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 보고자 하는 '로망'이 있다. 한계를 확인하고 뛰어넘고자 하는 본능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그 대상이 산일수도 있겠고, 어떤 이에게는 길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종단', '○○횡단', '○○그랜드슬램'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가 됐다. 때마침 국토를 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연결하는 자전거길이 열렸다. '부산'과 부산 근교'를 달리며 자전거 열풍을 일으킨 부산일보가 드디어 이 길을 따라 '국토 대장정'에 나선다. 이번 국토 대장정은 낙동강 을숙도에서 출발해 낙동강 자전거길과 새재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을 거쳐 인천 아라서해갑문까지 702㎞의 길을 따라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한 후 영산강 자전거길(133㎞)과 금강 자전거길(146㎞)로 한반도를 동서로 횡단할 예정이다.

 

시작점은 을숙도 낙동강문화관
인증수첩 구입 후 힘차게 출발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경남 밀양시 삼랑진까지 달리는 자전거 국토대장정 1구간은 강변을 달리는 평탄한 길이다. 오르막이라고 부를 만한 거의 구간이 없다. 하지만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변을 따라 난 자전거길은, 하구가 만든 풍만한 절경 속으로 뻗었다.


출발점은 을숙도 낙동강문화관이다. 세계 최대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 북단에 위치한 낙동강문화관은 낙동강길~새재길~한강길을 거쳐 서해아라갑문까지 국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코스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5시 50분까지 문을 여는데, 여기서 인증수첩을 구입한다.

 

낙동강문화관에서 첫 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양산물문화관까지 거리는 대략 35㎞다. 주의할 점은 상류 방향을 바라보고 오른쪽 강변을 타야 양산물문화관을 만날 수 있다. 아직까지 인증센터가 강변 양쪽에 모두 설치돼 있지 않다. 왼쪽 강변을 타고 올라가면 인증도 못 받고 되돌아와야 하는 수가 있다.

 

오른쪽 강변을 타려면, 을숙도에서 하단 방면으로 낙동강 하굿둑을 건넌 후 왼쪽으로 꺾어 자전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초입만 잘 잡으면 몇몇 요주의 구간을 제외하고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거의 외길인 데다 이정표도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을숙도를 출발해 20분가량 자전거길을 달리다 삼락생태공원 안내판이 보이면 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 이정표는 왼쪽으로 가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넥센타이어 감전점을 바라보고 횡단보도를 건넌 후 '들바'로 계단길을 올라 다시 자전거길에 붙는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무작정 따라 가면 낙동대교 앞에서 길이 끊긴다. 낙동강살리기 3공구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구간만 지나면 라이더들에게 천국 같은 길이 펼쳐진다. 자전거길 양 옆으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수㎞ 도열한다. 늘어진 가지들이 만든 녹색 터널은 끝이 없다. 한창 성장 중에 있는 나무들이 내뿜는 산소와 음이온에 온몸이 상쾌하다. 때마침 바람까지 산들거리니 쌓였던 피로가 흩날려 사라진다. 꽃 피는 4월에 이 길을 반드시 다시 달리리라 다짐한다.

 

30분가량 더 달리면 삼락생태공원 관리사무소를 만난다. 사무소는 라이더들에게 식수와 화장실을 제공한다. 주변에 자전거 공기주입기와 정자도 있어 휴식을 겸해 자전거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잠시 강변에서 멀어졌던 자전거길은 구포역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강가로 붙는다. 장마에 부푼 강물이 바람에 넘실거린다. 구포역 아래로 통과한 자전거길을 따라 화명생태공원을 지난다. 화명생태공원 입구에서 30분가량 달리면 갑자기 자전거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 직진하면 낙동강살리기 6공구 공사구간에서 길이 끊긴다.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 오르막으로 꺾어 올라 우회해야 한다. 35번 국도를 잠시 타고 호포교를 지나 다시 황산문화체육공원으로 난 자전거길에 복귀한다.

 

양산시 물금읍을 배후에 둔 황산문화체육공원은 아직까지 식생이 살아나지 않아 황량한 느낌이다. 이 공원의 가장자리를 가로질러 20분가량 더 달리면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물금취수장이 보인다. 물금취수장을 왼쪽에 두고 안내표지를 따라 500m가량 더 전진하면 강변 단애에 현대식 건물이 버티고 있다. 양산물문화관이다.

 

인증 도장을 찍기 위해 자전거를 세우고 들어갔더니 직원들이 "인증센터는 여기서 5분 정도 더 가야한다"고 안내한다. 국토부가 배포한 지도가 정확하지 않은 셈이다. 인증센터로 가는 길은 나무데크로 만들어졌다. 강변 단애 때문에 길을 낼 수 없자, 강물 위에 기둥을 박고 그 위로 데크를 길게 만들었다. 넘실대는 강물을 따라 출렁거리는 데크길을 타는 스릴이 좋다.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 사연 있는 바위를 만난다. 데크 오른쪽 아래에 불쑥 솟은 큰 바위가 보이는데, 이름이 경파대다. 조선 말 정임교(丁壬敎)가 이곳을 지나다가 발견, 칠언절구 한시를 짓고 글을 새겼다. 경파대를 지나니 곧 빨간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인증센터가 보인다. 수첩에 인증 도장을 찍고 양산시 원동면으로 향한다.

 

양산시 원동면으로 밀양시 삼랑진으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굽어 흐르는 강 가운데 섬들이 풍덩풍덩 빠져 있다. 강변에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단애가 늠름하다. 강 너머 산들은 푸른 병풍처럼 겹겹이 펼쳐졌다.

 

강물이 한 번 휘어지자 자전거길도 따라 굽이친다. 자전거는 굽이굽이 전진한다. 원동면 경계를 넘으면 곧 밀양 삼랑진읍이다. 두 시의 경계와 처자교 발굴터를 지나면 삼랑진역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이다. 30분 소요. 오른쪽으로 길을 잡은 후 둑길로 올라가 10분가량 더 가면 종점인 삼랑진역이 보인다. 팻말이 없어 자칫 길을 놓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글·사진=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라이딩 길잡이]

[코스]


을숙도 낙동강문화원~삼락생태공원 입구~낙동대교 밑~삼락생태공원 관리사무소~구포역~화명생태공원 입구~갈림길~호포교~황산문화체육공원~물금 취수장~양산물문화관~경파대~인증센터~원동문화생태공원~양산·밀양 경계지점~삼랑진 양수장~처자교 입구~삼랑진역 입구 갈림길~송지교~삼랑진역

[주행]

이동거리 47.8㎞

라이딩 시간 5시간 7분

평균이동속도 9㎞/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강변을 따라 가는 평탄한 코스다. 전 구간에 걸쳐 최고 고도가 해발 18m에 불과해 오르막을 오르는 고통은 없다. 대부분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총 연장이 거의 48㎞에 달해 초보자라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게다가 무더운 여름 날씨 때문에 땀도 비 오듯 흐른다. 초콜릿, 사탕 등 휴식하면서 먹을 수 있는 행동식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중간중간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물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찾아가기]

자전거 국토대장정의 가장 큰 난점은 자전거 등 장비 이동 문제다. 원점 회귀 코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발점인 을숙도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한다고 해도 종점인 삼랑진역에서 돌아올 길이 없다. 누구 한 사람이 희생해, 자동차를 몰고 출발점에 갔다가 종점까지 와서 일행을 기다려줘야 한다. 새부산트레킹(www.biketrekking.co.kr)이 을숙도, 삼랑진역, 남지읍 등 국토대장정 주요 기점과 종점에서 부산까지 자전거와 사람을 실어주는 트레킹 상품을 준비했다. 문의:새부산트레킹 051-852-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