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길따라/자전거여행길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코스 (4) 합천군 적포~달성군

부산지방국토관리청 2014. 6. 10. 16:26

[자전거 국토 대장정] <4>낙동강 자전거길 4코스 합천군 적포~달성군

현풍찜통더위 속 고단함, 낙동강변 아름다운 풍광에 날아가고

 

▲ 청덕교 못 미친 청덕수변공원 끝에는 강물 위로 아름다운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길 왼쪽 강변 단애에 주황색 산나리가 위태롭게 매달려 애처롭다.

 

낙동강 자전거길 4구간은 경남 합천군 청덕면 양진리 적포 삼거리에서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성하리 현풍중·고등학교까지다. 100m 이상 표고차가 나는 고개가 두 개나 가로막고 있고, 총 연장이 41㎞에 달하는 구간은 합천군, 창녕군, 달성군 3개 지자체를 가로지른다. 36도가 넘은 무더위 속에서 4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포장도로의 복사열까지 온몸으로 받아야 해 파김치가 된다. 하지만, 중류로 접어든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풍광은 자전거 타는 고단함을 씻기에 충분하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출발 시간을 앞당겼다. 부산에서 오전 5시 30분에 출발, 오전 7시 조금 넘어 출발점인 적포 삼거리에 도착했다. 적포 삼거리에서 합천·창녕보를 향해 낙동강 왼편을 따라 출발한다. 이른 아침 강물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다. 산자락을 피해 돌며 굽이지는 강을 따라 자전거길도 이리저리 휜다. 20분가량 달려 청덕수변공원으로 접어드니, 수직으로 떨어지는 강변 단애 옆으로 데크 길이 만들어져 있다. 짙은 회백색 바위에 주황색 산나리가 듬성듬성 위태롭게 매달렸다. 그 아래로 흐르는 강물이 유독 짙푸른 것은 절벽이 아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요 '산토끼'의 고장 이방면 눈길
타이어 펑크에 1시간 허비 낭패
 
10여 분을 더 달리니 청덕수변공원 끝나는 지점에서 다리 하나가 보인다. 낙동강 지류를 가로지르는 청덕교다. 다리를 건너는 즉시 우회전, 합천·창녕보 방면으로 전진한다. 보는 3㎞ 남았다.
10분가량 속도를 내 달리니 토끼가 귀를 쫑긋 세운 형상의 조형물이 보인다. 합천군 청덕면과 창녕군 이방면을 잇는 합천·창녕보다. 이 보의 조형물이 토끼 귀 형상을 한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 '산토끼'의 고향이 창녕군 이방면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이방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일래 선생이 이 학교 뒷산의 토끼들을 보고 곡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보를 건너 합천·창녕보 관리사무소에 잠시 들른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물을 얻을 심산이다. 관리사무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원한 생수 한 병을 무료로 나눠준다. 함천·창녕보 인증센터는 관리사무소에서 300여m 거리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1㎞가량 직진하면 자전거를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야 한다. 둑길에서 벗어나 창녕군 장천리 우산마을로 진입한다. 우산마을 입구에서 자전거길 표지판이 서 있는 삼거리를 만나면 다시 좌회전, 마을로 접어든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오늘 구간의 첫 번째 고개를 넘어가는 코스다. 오른쪽으로 가면 1034번 지방도와 67번 국도를 거쳐 우회하는 길이다. 구간 초반이라 체력이 충분해 굳이 우회로를 탈 이유가 없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 소를 키우는 축사 사이로 난 좁은 산길로 올라탄다. 오르막은 시작부터 급경사다. 안내 표지판에는 '경사 7도, 길이 220m'라고 표시돼 있지만 체감 경사도는 훨씬 높다. 변속 시프트를 1단에 두고 느릿느릿 오른다. 땀 범벅이 된 채 20분가량 페달을 밟으니 마침내 고갯마루를 지나 내리막이다.
 
내리막은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 내리막에서 속도 내는 것은 금물이다. 길이 심하게 휘기도 하지만 내리막 구간에서 갑자기 길이 끊기고 급하게 유턴해야 하는 난코스다. 무심사 갈림길에서 무심사를 지나 창녕군과 달성군 경계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탄성이 절로 터진다. 무심사 옆 내리막 언덕길에서는 굽이져 흐르는 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낙동강은 하구의 풍만함은 잃었지만 이리저리 휘면서 가까이로 들을 어루만지고, 멀리로는 산릉을 희롱한다.

 

무심사로 향하는 내리막 언덕길에서는 낙동강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달성군과 창녕군 경계를 지나면 대암1제와 대암제, 창암제, 구지하얀가람으로 이어지는 둑길 코스다. 길은 제방 위로 펼쳐지다, 강변으로 내려갔다를 반복하지만 평지나 다름없다. 달성군 구지면 대암교회를 지나면 작은 고개가 나오긴 하지만 짧고 경사도 완만하다. 하지만, 이 작은 고개를 넘다 낭패를 당했다. 타이어가 펑크난 것. 자전거 고치는 데 1시간이나 소비했다.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를 지나치는 자전거길 옆으로 배롱나무 꽃이 붉게 피어 있다.

 

구지하얀가람이 끝나면 2차로 포장도로를 잠시 타고 도동서원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고개인 다람재를 넘어야 한다. 구지하얀가람과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5분가량 달리다 보면 오른편으로 거대한 은행나무를 만난다.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도동서원(道東書院)의 지킴목이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를 땅으로 떨어뜨린 이 나무는 수령이 400년이나 된다. 도동서원은 1568년 조선 초기 유학자 김굉필(金宏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605년에 지방 사림들이 지금의 자리에 중건했고, 1607년에 도동서원으로 사액되었다고 한다.


도동서원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한다. 다람재를 넘으려면 체력 회복이 필수다. 마침 서원 앞에는 마을 축제가 열렸다. 시골 장터에 어울릴 듯한 늙은 가수는 노래 부르다, 음담패설 하다, 안간힘을 썼지만 더위에 지친 촌로들의 반응이 심드렁했다.

 

 

조선 초기 유학자인 김굉필을 기리기 위해 세운 도동서원이 아늑하다.

 

몸을 추스르고 고개길에 붙는다. 해발 120m의 다람재는 첫 번째 고개보다 낮지만 훨씬 힘들었다. 벌써 35㎞를 달려 체력이 소진됐기 때문일 것이다. '끌바'를 병행해 가며 기어이 고갯마루에 올랐다. 온 길을 되돌아보니 산자락에 오목하니 들어앉은 도동서원이, 갈 길을 굽어보니 2차로 포장도로가 강따라 펼쳐졌다. 

다람재 내릭막을 내려와 대구·현풍 방면 포장도로를 탄다. 10분가량 달리면 길 오른쪽에 환경시설관리공단이 보이고 눈앞에는 낙동대교 교각이 가로막는다. 교각 아래로 난 둑길을 보고 왼쪽으로 꺾어 간다. 잠시 둑길을 타다 공사 구간에서 지방도로 다시 내려와 현풍우체국 앞 사거리까지 전진한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오늘 구간의 종점인 현풍중·고등학교가 보인다.

 

글·사진 =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라이딩 길잡이]

[코스]


적포 삼거리~청덕교~합천·창녕보~우산마을 입구~무심사~달성·창녕 경계~달성·고령 갈림길~대암1제~대암교회 입구~창암제~구지하얀가람 끝지점~도동서원~다람재~둑길오름 갈림길~낙동대교 둑길 입구~둑길 끝지점~현풍중·고등학교

[주행]

이동거리 41.1㎞

라이딩 시간 4시간

평균이동속도 10㎞/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낙동강 자전거길 4구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은 경남 합천군 이방면 장천리 우산마을을 지나면서 만나는 첫 번째 고개다. 해발 30m에서 130m까지 올라야 한다. 경사가 심해 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내리막 구간에서 갑자기 길이 끊긴다. U턴 하다시피 해 무심사 갈림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이 고개는 경사가 7도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급경사다. 무게중심을 최대한 앞에 두지 않으면 자전거가 뒤집힐 수도 있다.

[찾아가기]

낙동강 자전거길 4구간의 출발점인 적포 삼거리는 경남 합천군 청덕면 양진리에 있다. 부산에서 적포교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남해고속도로를 탄다. 칠원 분기점이 보이면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창녕IC에서 내린다. 요금소를 빠져나와 합천 방면 20번 국도를 탄다. 30분 정도 달리다가 이남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적포교가 보인다. 적포교를 건너 적포삼거리에서 합천·창녕보 방면으로 달린다.
▲ 합천군 적포~달성군 현풍 코스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낙동강 자전거길 합천군 적포~달성군 현풍 둑길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