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길따라/자전거여행길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코스 (5) 달성군 현풍면~하빈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2014. 6. 10. 16:25

[자전거 국토 대장정] <5> 낙동강 자전거길 5코스 달성군 현풍면~하빈면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낙동강 네 번 건너 '운치'

 

 

 

▲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강정교를 지나자 산이 강변으로 바짝 다가와 붙는다.

녹음이 짙은 산과 햇빛이 반사돼 반짝이는 강물이 한 폭의 그림이다

 

낙동강 자전거길 5구간은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에서 하빈면까지 이어진다. 경북 고령군과 달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낙동강을 4번이나 왔다 갔다 건너게 된다. 총 연장이 44.9㎞에 달하고 보를 두 개나 지나치지만 비교적 평탄하다. 고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짧고 완만하다. 표고차가 40m 이내이다 보니 딱히 오르막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자전거길은 주로 강변을 따라 펼쳐져 풍광도 탁월하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 뜨가운 8월의 햇살을 견딜 수 있게 한다.

 

출발지는 낙동강 자전거길 4구간의 종점이었던 현풍중·고등학교 앞이다. 교정을 왼쪽에 두고 국도 5호선 가로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을 넘어간다. 5분가량 달리면 강을 가로지르는 긴 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마라톤 선수의 다리같이 날씬하고 곧은 교각이 인상적인 박석진교다.

 

달성보 전망대, 여객선 고물 본떠 눈길
다산면~다사읍 잇는 우륵교 조형미 탁월

 

달성군 현풍면과 고령군 개진면을 잇는 이 다리는 꼭 사람 이름 같지만 사실 근처에 있는 박석진 나루의 이름을 딴 것이란다. 고령과 대구를 연결하는 교량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해 교통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나 자전거가 지나다닐 전용 통로가 없어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박석진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꺾어 강둑을 잠시 타고 전진한다. 자전거길은 고령군 개진면 생리와 인안리를 거쳐 달성보까지 4㎞가량 뻗는다. 둑길에서 개진강변공원으로 내려서자 강물이 군데군데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남조류가 과잉 번식해 발생하는 녹조 현상이 낙동강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개진강변공원을 따라 10여 분 강변을 달리면 다리 교각 모양의 달성보가 멀리 보인다. 달성보의 교각마다 만들어진 전망대는 여객선의 고물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전망대 아래로 내려다보니 보를 넘어 흘러가는 강물이 흰 포말을 만들고 있다. 흰 물살이 전망대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막 출항한 크루즈선을 탄 듯하다. 이 보를 건너면 달성군 논공읍이다.

 

 

달성보의 전망대는 크루즈 여객선의 고물을 본떠 만들었다 .

 

달성보 통합운영시설인 달성나래센터에는 화장실과 편의점이 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편의점에서 물을 산다. 편의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달성보에서 달성노을생태공원과 옥포생태공원을 거쳐 간경2교까지는 거의 15㎞ 거리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상류로 전진한다.

 

달성보 위 낙동강 지류와 본류가 만나는 지점은 생태계의 보고다.


강물은 상류로 올라서면서 부쩍 맑아진다. 강가에는 갈대가 자라고 그 새를 비집고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고 있다. 달성보 아래의 녹조는 온데간데없다. 멀리로 대구 시내 고층 빌딩들이 실루엣처럼 버티고 섰고, 그 앞으로 작은 섬들이 풍덩풍덩 강 가운데에 빠져있다.

 

옥포면 신당리와 본리리를 스쳐지나 간경리로 접어들면서 자전거길은 지류를 따라 낙동강 본류를 벗어난다. 간경2교를 'ㄷ'자 모양으로 우회해 반대편 둑길을 타고 다시 강변으로 붙는다.

 

간경2교에서 5~6분 더 달리면 화원교를 만난다. 왼쪽으로 꺾어 이 다리를 건넌 직후 굴다리를 지나친다. 이후 나선형으로 원을 그리듯 짧은 오르막길을 빙 둘러 올라 사문진교로 진입한다. 사문진교를 건너면 달성군 화원읍에서 고령군 다산면으로 넘어간다. 이 지점부터 강정·고령보까지 5㎞가량 고령군을 달린다.

 

사문진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꺾어 강변을 10여 분 타다 보면 강정·고령보가 보인다. 강정·고령보는 고령지역을 중심으로 번창했던 대가야의 유적과 대구지역 첨단 산업을 형상화해 디자인했다고 한다. 듣고 보니 수문 교각은 마치 가야인들이 머리에 쓰는 관 모양 같다. 수문 위로 고령군 다산면과 달성군 다사읍을 잇는 우륵교 역시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어 조형미가 탁월하다. 특히 다리 가운데 가야토기와 가야금을 형상화한 탄주대에서는 수문을 넘어 흐르는 물의 선율을 전망할 수 있다.

 

강정·고령보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보를 건너간다. 직진하는 길도 있지만 수변공원을 지나 길이 끊긴다. 보를 건너 강정·고령보 통합관리사무소에 앞에 있는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받는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식수와 간단한 식품을 살 수 있다.

 

인천에서 내려 왔다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은 부산에서 올라온 우리 일행을 보며 반색한다.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던 그들은 "을숙도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5개 정도 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차라리 말해 주지 말 걸 그랬다.

 

강정·고령보를 지나면 산들이 강가로 바짝 다가서 붙는다. 낙동강변을 벗어나 지류인 금호강변을 따라 다사읍으로 크게 우회할 수밖에 없다. 이 구간은 다사읍 도심을 통과해야 해 오늘 코스 중 가장 복잡하다. 강정교 아래를 지나 석연암까지 올라간다. 여기서 왼쪽으로 급하게 꺾어 대성에너지 방면으로 전진한다. 동서타운 아파트를 지나 얕은 오르막 고개를 올라 달성문화센터와 다사읍사무소를 거쳐간다. 이후 30번 국도에 합류, 상수원보호구역 감시초소에서 다시 낙동강변으로 붙는데 이 우회로의 거리는 7~8㎞쯤 된다. 갈림길이 많고 오르막도 있지만 안내 표지판이 상세해 조금만 주의한다면 길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낙동강변에 다시 붙으면 자전거 길은 평탄해진다. 고불거리는 강변길이 참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 운치 있는 식당들과 찻집들이 늘어섰다. 식당가에서 하빈배수펌프장까지는 3㎞ 남짓, 이 지점에서 오늘 구간의 종점인 달성군 하빈면까지는 5㎞가량 더 남았다.

 

달성군 하빈면을 통과하는 절벽 아래 자전거 길이 강과 어울어져 장관을 이뤘다.

 
하빈생태수변공원을 가로질러 달리다 만나는 강을 가로지르는 첫 번째 다리가 성주대교다. 교각 아래서 오른쪽으로 꺾어 하빈대교주유소에서 구간을 마친다. 자전거 마니아인 하빈대교주유소 사장은 라이더들에게 얼음물을 공짜로 준다. 주변에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있다.

 

글·사진=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라이딩 길잡이]

[코스]

현풍중·고등학교~박석진교~달성보~옥포생태공원~간경2교~화원교~사문진교~강정·고령보~강정교~석연암~대성에너지~달성문화센터~다사읍사무소~상수원보호구역 감시초소~하빈배수펌프장~성주대교~하빈대교주유소

[주행]

이동거리 44.9㎞

라이딩 시간 4시간30분

평균이동속도 10㎞/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낙동강 자전거길 5구간은 비교적 평탄해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 다만, 자전거길이 일반 도로와 만나는 일부 구간에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첫 번째 주의 구간은 박석진교다. 다리를 건널 때 자전거 전용 통로가 없다. 차들을 조심해야 한다. 달성군 다사읍사무소를 지나 30번 국도를 잠시 타는 구간도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다사읍 부곡리에서 30번 국도를 가로질러 죽곡리로 가는 길은 특히 위험하다.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가 있지만, 길이 휘어져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데다가 교통량도 많다.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서 주위를 살펴본 뒤 안전하게 건너야 한다.

[찾아가기]

달성군 현풍은 구마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두 개의 고속도로가 지나는 동남권 교통의 요지다. 부산에서 현풍으로 가려면 일단 남해고속도로를 탄다. 칠원 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뒤 현풍IC에서 내린다. 요금소를 통과하면 현풍·대구 방면 5번 국도를 탄다. 5번 국도를 타고 10분을 못 가서 도로 왼편으로 출발점인 현풍중·고등학교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