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길따라/가볼만한 길

일제 흔적 가득 가덕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2012. 12. 3. 13:25

'일제 100여년 전의 마을, 부산 가덕도 외양포.'

 

멀리 보이는 마을을 내려다본다. 초록색, 파란색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얼핏 보기엔 전형적인 어촌마을처럼 보인다.

 

해변 경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거가대교 개통후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가덕도 남쪽 외양포 마을엔 일제시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가덕도 외양포는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 사령부가 최초로 주둔했던 곳으로

사실상 일제의 대륙침략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그 시절 일본군 막사 건물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곳.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외양포 곳곳엔 시간이 멈춘듯

일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 일제의 '사령부발상지지'라는 글귀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표지석

 

마을 중턱에 자리잡은 포진지는 얼핏 멀리서보면

나즈막한 언덕처럼 보이지만 입구를 지나 들어서면

일제의 '사령부발상지지'라는 내용의 건립비가 서 있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완벽한 요새가 남아 있다.

- 콘크리트 진지와 탄약고 지하벙커 시설

안쪽으로 들어서니 포진지와 탄약고, 내무반 자리인 듯한

벙커시설이 터잡고 있다.

토성을 쌓든 콘크리트와 벽돌로 쌓아 올린

100여년전의 흔적이 오롯히 남아 있는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외벽 주위로 대숲과 갈대 등이 자생하고 있어

완벽하게 은폐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안에서는 물론 공중에서도 식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곳 외양포에는 20채 가량의 집에 30여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주민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일제시대 사령부 관련 건물이다.

포진포진지 외에도 일본군들이 사용했던 막사, 내무반, 배수로 등을

여전히  수리해 사용하고 있다.

 

목조벽 외부에 함석을 덧댄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와는 약간 다른 일본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창문 위에 설치한 작은 처마(?) 모습도 이국적이다.

아마도 거가대교가 개통되기 전

섬이었던 특성 탓에 접근이 어려워 여지껏

원형 그대로 남아 있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마을을 돌다보면 곳곳에 붉은 벽돌로 쌇아올린

일제 당시의 우물터를 만나게 된다.

우물은 한 눈에 봐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양식으로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중  이 우물터는 아직까지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된다고 한다.

 

100여년전 일제 침략의 역사가 한 마을 전체에 오롯히 남아 있는 곳, 가덕도 외양포.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한 이곳은

우리 뼈아픈 식민지 역사의 아픔과 반성이 여전히 계속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외양포의 석양이 진다.

바닷가 마을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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