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헤아릴 수 없이 그리웁고 정다운 우리나라의 가을
지난 9.12 부산서 안동가는 길에 만난 가을 들녘
무지막지했던 태풍 '산바'엔 잘 견뎠는지..
추석이 지난 지금쯤 맨살을 드러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드넓은 황금 들녘에서
잠시 동안만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까운 사람들과 차 한잔 나누며
가을 내음 맡을 수 있기를...
안동시장에서 만난 촌로
길거리 한켠 노상에서 마늘을 팔고 있다
가을이 되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새빨간 고추잠자리
더운 여름 어디서 태웠는지
몸통엔 새빨간 물이 들어 있다
카메라를 갖다대면
뾰족한 가지만 찾아다니며
이리저리 날아가기 바쁘다
가을이 되면
들녁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는 초록 방아깨비
이놈은 제법 큼지막하다
지난 9.22(토) 오랜만에 지인들과 함께 한 지리산 야영
그날밤 별도 보고 불도 보고 따스한 웃음도 보았다
지리산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그리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산행길
가을 단풍 초입의 지리산은
여전하더이다
노고단 산행길에 만난 야생화
풀잎이며 꽃잎이
그 어느 곳에서 만난 꽃보다 싱그럽다
역시 노고단길에 만난 들국화
봄과 여름엔 화려한 꽃들에게 양보하고
바람많고 찬 가을에
소박한 모습으로 활짝 핀 들국화는
무거워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노고단 정상
이른 가을이라 단풍으로 붉게 물든 지리산을 볼 순 없었지만
굽이굽이 구비치는 지리산과
저 아래 섬진강 물줄기가 보인다
가을은 분명 결실의 계절, 풍요의 계절
봄부터 열심히 땀흘려 준비한 자는 풍성한 가을을 맞는 게 자연 이치일 터
순간 순간 성실한 최선만이 참된 가을을 맞게 하는 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