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국토 대장정] <9>낙동강 자전거길 9코스 안동 풍산 ~ 안동댐
역풍 뚫고 고개 두 개 넘어, 낙동강 종주 그 끝을 만나다
▲ 안동 시내를 관통하는 낙동강 상류의 계단식 보 위로 강물이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흐르고 있다.
다리를 건너 조금만 더 북쪽으로 전진하면 멀리 안동댐이 보인다.
낙동강 자전거길 9구간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구담교에서 안동시 상아동 안동댐까지다. 부산 을숙도에서 시작, 389㎞를 달리는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구간이다. 거리는 42.3㎞에 불과하지만 고개 두 개를 넘고 역풍까지 안고 달려야 해 체력 소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지가 많은 안동을 통과하는 구간이라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다른 구간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낙동강 자전거길 9구간의 출발점은 구담교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꺾어 강변을 따라 광덕교까지 7~8분 전진한다. 광덕교 교각 아래를 지나 1~2분 정도 마을을 향해 더 전진한 뒤 리본 모양으로 되돌아 광덕교 상판 위로 올라선다.
강변은 온통 초록으로 부풀어 있고
하회마을 · 병산서원 둘러보는 즐거움도
광덕교에 올라서면 생태가 살아 있는 낙동강 상류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강폭은 부쩍 좁아졌지만 갈대와 키 작은 수양버들 등 다양한 수변 식물들로 강변은 초록색으로 부풀었다. 강 가운데는 작은 섬들이 풍덩풍덩 빠져서 단조롭게 흐르는 강물에 변화를 더한다.
광덕교에서부터는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벗어나 일반 도로를 타야 한다. 914번과 916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도양 삼거리까지는 12분 소요. 여기서 풍천파출소를 정면에 두고 우회전, 하회 삼거리 방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7분가량 도로를 따라 전진하면 하회 삼거리 표지판이 보이는데 하회마을·병산서원 방면 오른쪽 길을 잡아 페달을 밟는다.
안동 시내를 관통하는 낙동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길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5분 더 전진하면 이름 없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지점에서는 길 찾기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직진해서 유교문화길안내소를 지나 병산서원 방면으로 가야 하는데 교통 체계상 직진이 안 된다. 일단 오른쪽 오르막으로 꺾어 잠시 올라가다 유턴해서 내려와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길을 잡는다.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지만 시야 확보가 잘 안 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무명 삼거리에서 다시 5분 전진하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선택 구간이 나온다. 포장도로는 갑자기 끊기고 직진 방면으로 비포장도로가 펼쳐진다. 이 비포장도로를 따라 2.8㎞ 정도가 더 전진하면 그 유명한 병산서원이다. 낙동강 종주길은 왼쪽으로 꺾어 중리제를 타야 한다. 안동까지 와서 병산서원을 안 보고 갈 수는 없는 일. 잠시 시간을 내 병산서원을 향한다.
15분가량 페달을 밟아 병산서원에 도착하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1542~1607년)을 배향한 병산서원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은 서원 중 하나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로 꼽힌다. 과연 명불허전이다. 복례문을 지나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만대루가 당당하게 높다. 만대루에 오르니 서원 앞쪽의 화산이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하고, 그 아래 낙동강이 굽이져 흐른다. 경치도 좋으려니와 류성룡의 위패를 모신 존덕사, 서학생들이 강의를 듣던 입교당, 책을 인쇄하던 장판각, 제사를 준비하는 전사청 등이 조화롭게 배치돼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내친김에 4㎞ 정도 떨어진 하회마을까지 둘러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좀 전 선택 구간으로 되돌아와 중리제를 타고 10여 분 달린다. 둑길에서 잠시 도로로 내려서면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도열한 도로변 공원을 만난다. 안동시 풍산읍 마애리의 마애솔숲공원이다. 더위에 지친 라이더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소나무 숲만으로도 고마운데, 공원 너머 강변은 산수화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다. 수직으로 내리꽂힌 강변 단애 위로 소나무들이 위태롭게 매달렸고, 그 아래로 강물은 되레 유유하다.
마애솔숲공원이 사람을 잡아끄는 것은 풍경의 매력 때문만 아니다. 단호교와 인접한 공원 끝자락 마애선사유물전시관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2007년 마애솔숲공원을 조성할 당시 기원전 3만~4만 년 전 후기 구석기 유물 371점이 출토돼 조성한 전시관이다.
마애솔숲공원을 둘러본 뒤 단호교를 건너간다. 다리 아래 강물은 물살이 부쩍 빨라졌다. 휘돌아 교각 아래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격랑을 일으킬 정도다. 다리를 건너 단호2리 입구에서 큰 보호수가 보이면 좌회전, 도로를 빠져나와 둑길을 탄다. 자전거길은 단호1리에서 다시 도로를 만난다.
도로를 따라 낙동강생태학습관을 왼쪽에 두고 스쳐 지나면 완만한 오르막이 펼쳐진다. 출발점으로부터 22㎞ 지점인데, 해발 80m에서 130m까지 오른다. 표고차가 50m에 불과하지만 무려 1㎞ 가까이 뻗어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 힘들어도 오르막을 오르는 이유는 내리막을 타는 즐거움 때문이다. 이 고개를 다 오르면 경사도 7도의 내리막이 500m 정도 펼쳐진다. 오르막을 오르느라 땀에 흠뻑 젖은 몸이 시원해진다. 아쉬움이 있다면 곡각이 다소 심해 속도를 마음껏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삼거리로 갈린다. 왼쪽으로 꺾어 고하교 교각 아래를 통과해 검암교와 검암배수장을 지나 둑길을 타고 남후면 개곡마을 보건진료소까지 전진한다. 보건소를 마주보고 왼쪽으로 꺾어 70m 정도 전진,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자전거길로 붙는다. 이 구간에서 다시 고개를 올라야 한다. 이번에는 경사 7도, 길이가 500m다. 표고차가 70m 정도로 첫 고개보다는 가파르다.
고개를 넘고 멀리 안동병원이 보이는 수하동부터 자전거길은 강변에 바짝 붙어 무주무꽃가람공원을 가로지른다. 그늘을 만들 정도의 큰 나무들이 없는 이 둔치는 공원이라 이름 붙이기 민망할 정도다. 하지만 상류로 올라갈수록 풍광은 아름다워진다. 강물이 얕은 보를 넘어가며 포말을 이루고, 머리만 내놓고 물에 잠긴 버들가지들이 작은 섬처럼 강 가운데 떠 있다.
안동소방서를 스쳐 지나치는 도로 옆 전망대에 올라서면 수변공원이 내려다 보인다.
안동댐으로 향하는 수변공원 내 나무다리들을 두세 번 이리저리 가로지른 뒤 대로변으로 올라선다. 이 도로를 따라 안동소방서를 지나 30분 정도 계속 달리면 안동댐이 시야에 들어온다. 댐 아래 조성된 월영공원 내부에 있는안동물문화전시관에서 인증을 받고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를 마쳤다.
부산 을숙도에서 시작된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의 종점에 있는 안동물문화전시관.
글·사진 =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라이딩 길잡이]
[코스]
풍산 구담교~광덕교~도양 삼거리~하회 삼거리~무명 삼거리~유교문화길안내소~(병산서원)~중리제 종점~마애리솔숲공원~단호교~단호2리 보호수~단호1리~낙동강생태학습관~고하교~검암교~개곡 보건진료소~자전거 전용도로 입구~안동소방서~안동물문화관
[주행]
이동거리 42.3㎞
라이딩 시간 4시간 40분
평균이동속도 9㎞/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낙동강 자전거길 9구간에서는 고개 두 개를 만난다. 여름에는 역풍을 안고 라이딩 하는 구간이라 체력 소모가 많지만 자전거길 인근에 요기를 할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다. 종점인 안동댐이 가까워져서야 간고등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 미리미리 행동식을 준비하지 않으면 허기져 낭패를 볼 수 있다. 22㎞ 지점에서 만나는 고개의 내리막은 곡각이 심하다. 더욱이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이 삼거리로 급하게 갈리고 시야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미리 속도를 줄여 내려오는 것이 좋다. 삼거리를 통행하는 차량은 많지 않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한 자전거와 차량이 부딪치는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찾아가기]
경부고속도로 동대구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금호 분기점에서 안동으로 빠진 뒤 서안동IC에서 빠진다. 경서로를 타고 안동 하회마을·풍산읍 방면으로 우회전, 상리길을 따라 3.22㎞ 이동한다. 안교 사거리를 만나면 병산서원 방면으로 좌회전해 35번 국도를 타고 구담교까지 전진하면 된다.
▲ 낙동강 자전거길 9코스 안동 풍산~안동댐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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